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윷놀이의 정의

정월 초하루에서 보름까지 윷가락을 던져 승부를 겨루는 민속놀이.

윷놀이의 내용

윷놀이는 29개의 점으로 구성된 윷판 위에서 네 개의 윷가락을 던지며 각각 네 개의 말을 이동시키고 네 개의 말이 말판을 모두 빠져나왔을 때 승부가 나는 놀이이다. 윷가락을 던져서 엎어지고 뒤집어지는 모양을 따져 사위(또는 끝수)를 정하는데, 사위에 따라 말이 이동할 수 있다. 윷가락 세 개가 엎어지고 한 개가 뒤집어지면 ‘도’라 하며 한 밭을 움직일 수 있다. 윷가락 두 개가 엎어지고 두 개가 뒤집어지면 ‘개’라 하며 두 밭을 움직일 수 있다. 윷가락 한 개가 엎어지고 세 개가 뒤집어지면 ‘걸’이라 하며 세 밭을 갈 수 있다. 모두 뒤집어지면 ‘윷’이라 하며 네 밭을 갈 수 있고, 네 개 모두가 엎어지면 ‘모’라 하며 다섯 밭을 갈 수 있다. 윷이나 모가 나오면 ‘사리’라 하여 다시 한 번 던질 수 있다. 윷말은 함께 갈 수도 있고 따로 갈 수도 있다. 이와 같은 방식으로 네 개의 윷말이 먼저 윷판을 빠져 나오는 사람이 승리한다.

각각의 사위는 동물과 관련하여 해석한다. 도는 돼지를 뜻하고, 개는 개를, 걸은 염소(또는 神馬, 코끼리)를, 윷은 소를, 모는 말을 각각 뜻한다. 도·개·윷·모의 경우는 대체로 연구자들의 합의가 있으나 걸에서 다양한 해석이 이루어지고 있는 형편이다. 이와는 달리 걸의 모호한 해석에 따라 윷판을 고구려의 오부五部 제도와 관련시켜 방위 개념으로 보기도 한다. 지금까지 제기된 대표적인 해석을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윷의 종류는 가락윷·종지윷·좀윷 등이 있다. 주로 크기와 재료에 따라 이름이 붙는데, 가락윷은 장작윷·채윷이라 하며 길이 20㎝ 정도에 직경 3∼5㎝ 정도의 박달나무나 참나무 두 개를 쪼개어 만든다. 종지윷은 싸리나무나 밤나무를 잘라 3㎝의 크기로 만든 윷가락인데, 종지(종재기)에 담아 윷을 던진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지역에 따라서는 ‘깍쟁이윷’이라 불리며, 우리나라 남부 및 제주도 지방에서 주로 논다. 좀윷은 상수리나 도토리 등의 열매를 반으로 쪼개어 만든 윷인데, 상수리윷, 도토리윷, 살구씨윷[杏柶], 은행윷[銀杏柶], 밤윷 등이 있다. 주로 북부 지방에서 많이 논다. 놀이 방법은 모두 비슷한데, 콩윷은 대개 토시 한 짝을 세워놓고 오른손에 콩알(팥알)을 쥐고 흔들어 토시 속으로 던져 넣는데, 토시가 없을 때는 종이로 토시 모양을 만들어 세우기도 한다.

윷놀이는 전통적으로 설날부터 보름까지 주로 노는 놀이이다. 『열양세시기』에서는 ‘보름을 넘겨 윷놀이를 하면 벼가 죽는다過望擲柶禾稻死.’라는 속담을 소개하면서, ‘보름이 지나면 윷을 거두어 감추는데, 이날 이후로 계속하면 농사에 해가 되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로 보아 전통적인 윷놀이는 신년의례新年儀禮와 결부된 민속놀이로서 행해왔음을 알 수 있다.

윷놀이를 하는 데 쓰이는 놀이판을 윷판 또는 말판이라 한다. 윷판은 둘레를 이루는 원형(○)과 원형 내의 +자 꼴로 이루어진 판(㊉)인데, +자를 중심으로 앞밭, 뒷밭, 쨀밭, 날밭의 네 개의 구획으로 나눠진다. 실제로 29개의 밭이 있고, 각 밭마다 고유의 이름이 있다. 윷판의 둘레를 기준으로 할 때, 앞밭은 기본적인 사위 명칭인 도─개─걸─윷─모를 그대로 쓰고, 뒷밭은 뒷도─뒷개─뒷걸─뒷윷─뒷모의 순서로 부른다. 쨀밭은 찌도─찌개─찌걸─찌윷─찌모이고, 날밭은 날도(한뿔)─날개(두뿔)─날걸(세뿔)─날윷(네뿔)─참먹이로 부른다. 원형 내의 +자 위에 배치된 밭의 이름은 모에서 찌도까지 앞모도─앞모개─방─속윷─속모 순서이고, 뒷모에서 참먹이까지의 경우 뒷모도─뒷모개─방─사려─안찌의 순서이다. 이와 같은 밭의 이름은 지역마다 조금씩 다르다. 이는 방언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이며, 경상북도 안동 지역의 경우 도─개─걸─윷─모를 ‘풋대─풋개─풋걸─우혀─앞여’라 부르기도 한다.

이 외에 항우의 28기마병이 유방에게 포위당한 항우를 호위하고 있는 형국을 나타내는 한자 이름의 윷판이 있다. 이 이름은 다음과 같은 한시를 이루며, 중中자를 방으로 하여 각각의 한자가 밭의 이름으로 쓰인다. “한 태조가 먼저 관중에 들어가니[漢太祖先入關中] 주 문왕이 평장을 구한 듯[周文王垂拱平章] 번장군 눈을 부라리니[樊將軍盡裂目眥] 항우가 포위망을 뚫고 남쪽으로 줄행랑[楚覇王南出潰圍].”

그러나 실제로 놀이를 할 때에는 윷판에 사위의 명칭을 적지 않는다. 다만 윷말의 위치를 가리키거나 방향을 지시할 때 사위 명칭을 쓴다.

윷놀이의 특징 및 의의

윷놀이는 놀이적인 측면과 함께 점복 기능적인 측면이 매우 강한 놀이이다. 점복 기능적인 측면에서는 놀이의 결과를 통해 한 해의 풍흉을 점치는 편윷과 개인의 운수를 점치는 윷점이 있다. 편윷은 주로 마을 단위로 편을 갈라 윷놀이를 하고 놀이의 결과에 따라 마을의 안녕과 풍농豐農이 결정된다는 방식이다. 황해도 장연 지방의 편윷은 ‘시절윷놀이’라 불리는데, 산 편과 들 편으로 나눠 승부를 겨룬다. 산 편이 이기면 밭농사가 잘 되고 들 편이 이기면 논농사가 잘 되며, 양편이 비슷한 점수를 얻으면 논농사와 밭농사 모두 잘 된다고 여긴다. 충북 청원 계원리의 편윷은 ‘고래실봉답윷놀이’라 하며, 고래실과 봉답으로 편을 나눠 논다. 척박한 논을 가리키는 봉답 편이 이기면 풍년이 들고, 기름진 논을 가리키는 고래실 편이 이기면 흉년이 든다고 한다.

개인적으로는 한 해의 운수를 보는 ‘윷점’은 『경도잡지』에 실릴 만큼 두루 행했던 정초의 민속이다. 윷점은 달리 사점柶占이라 하며, 윷가락을 세 번 던져 나온 사위를 각각 상괘, 중괘, 하괘로 삼고 괘책卦冊을 보고 일 년의 길흉을 점친다. 윷과 모는 같은 ‘모’로 간주하기 때문에 사위의 실제 수는 4개(도─개─걸─모)이며, 이를 세 번 결합하여 64괘를 점괘로 삼는다.

윷점에 쓰인 요사繇辭는 『경도잡지』에 실려 있어 64괘가 전모를 잘 알 수 있다. 이 책에는 ‘도도도’부터 ‘모모모’까지 괘를 수록하고, 길흉의 요사를 덧붙여 놓았다. 예컨대 ‘도도도’는 “어린아이가 인자한 어머니를 만난다兒見慈母.”라는 괘이고, ‘모모모’는 “형이 아우를 얻는다哥哥得弟.”라는 괘이다.

윷점은 달리 윳과점柶科占이라 하며, 일제강점기에 『가정백방길흉비결家庭百方吉凶祕訣』과 같은 책으로 간행되어 널리 보급되었다. 이 책은 도는 1로, 개는 2로, 걸은 3으로, 모(윷)는 4로 숫자로 변환시켜 111부터 444까지 64괘사를 찾기 쉽게 하였다.

참고

  • 조선상고사(신채호, 종로서원, 1931)
  • 국내성에서 발견된 고구려 윷놀이판과 그 천문우주론적 상징성(김일권, 학예연구3·4, 국민대학교, 2003)
  • 동아시아의 놀이(김광언, 민속원, 2004), 우리나라 민속놀이(심우성, 동문선, 1996)
  • 윷놀이(한국세시풍속사전-정월, 국립민속박물관, 2004)
  • 윷놀이의 걸에 대하여(박은용, 지헌영박사 화갑기념논총, 1971)
  • 윷의 유래와 명칭 등에 관한 고찰(이일영, 한국학보2, 일지사, 1976)
  • 조선상식문답(최남선, 동명사, 1946)
  • 청양의 전통오락과 놀이문화(정형호, 청양문화원, 2007)
  • 한국 윷판형 바위그림 연구-방위각을 중심으로(이하우, 한국 암각화연구5, 한국암각화학회, 2004)
  • 한국의 놀이(Stewart Culin, 윤광봉 역, 열화당, 2003)
  • 한국민속대백과사전